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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WEBZINE 2013.SPRING

남해문화 관광 안내

자린고비여행

노란 유채꽃 너머 파란 바다 남해 봄 이야기

봄이 깊어간다. 여기저기 꽃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하고 마음이 들썩 거린다. 이럴 땐 수채화 같은 남해로 떠나자. 흐드러지게 핀 꽃과 신록으로 물드는 숲이 기다리고 있다. 그 뒤로 쪽빛바다가 펼쳐져 있으니, 발길 닿는 곳 어느 경치 하나 버릴 것 없다. 글·사진 유은영 여행작가

유채꽃에 취하고 바다에 물들고 - 사천에서 남해로 가는 길에는 아름다운 다리 다섯 개가 잇따라 놓여있다.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 단항교 이 다섯 개의 다리를 통틀어 창선·삼천포대교로 부른다. 모개도, 초양도, 늑도 등을 이어주는 이 다리는 남해 12경에 속한다. 2006년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너기 전에 온통 노란 유채로 뒤덮인 섬 하나가 있다. 조양대교와 늑도대교 사이에 있는 초양도. 손바닥만 한 작은 섬이 봄이면 노랗게 몸살을 앓는다. 작은 섬 전체가 유채꽃으로 뒤덮여 마치 유채꽃으로 섬을 만든 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다. 유채꽃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노랗게 하늘거리는 유채꽃 너머 쪽빛 바다가 넘실댄다. 그 뒤로 빨간 삼천포대교도 이색적인 풍경이다. 이따금 바닷바람이 불어와 유채꽃향기 흩뿌려놓으면 꽃향기에 취해 아찔하다. 그럴 때면 꽃 속에 주저앉아 봄을 만끽해도 좋다. 가천다랭이마을의 유채꽃도 아름답다. 남해 1024번 지방도로 가장 남쪽에 자리한 가천다랭이마을은 계단식 논으로 유명한 곳이다. 설흘산이 바다로 내지르는 45도 경사의 산비탈에 한 땀 한 땀 석축을 쌓아 만든 계단식 논이 무려 100층이 넘는다. 층층이 논에는 초록 보리가 자라고 노란 유채꽃이 피고 쪽빛 바다가 어우러져 있다. 숨 막힐 듯 화려한 풍경 안에 삶의 이야기가 진하게 녹아있다. 300평이 넘는 배미(일정하게 논을 나눈 구역)에서부터 삿갓 밑에 숨겨져 못 찾을 만큼 작다는 뜻의 삿갓배미까지 그 크기도 다양하다. 삿갓배미에는 아무리 작은 자투리땅도 버리지 않고 농사를 지었던 남해 사람들의 부지런하고 억척스러운 삶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남해 똥배’라는 말이 있다. 이곳 사람들이 날이면 날마다 이 섬에서 가장 가까운 뭍인 여수로 배를 저어 갔던 이유는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바로 인분을 거두러 갔던 것이다. 모아온 인분으로 거름을 만들어 산비탈 좁고 척박한 땅을 비옥하게 만들었다. 여수로 거름을 모으러 다녔던 이 배를 ‘남해 똥배’라 불렀다. 그 말에는 웃음보다는 가슴 뭉클함이 더 크게 전해진다. 농사에 쓸 거름을 얻으려고 더럽고 굳은 일도 마다치 않았던 남해 사람들의 억척스러운 삶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이제는 질 좋은 비료가 나와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지만 그들의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자연에 순응하고 인내해온 삶은 현재 진행형이다.

가는 곳마다 발길 붙잡는 보물섬 - 4면이 한려수도해상공원으로 둘러싸인 남해는 크고 작은 68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 그 가운데 가장 큰 남해도는 제주도, 거제도, 진도, 강화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이다. 초양도와 가천 다랭이마을 외에도 보석처럼 아름다운 볼거리가 많아 보물섬이라 불린다. 38경을 품은 금산은 온 산이 비단으로 둘러있다는 뜻. 금산의 제1경은 역시 보리암이다. 한려해상의 별처럼 흩어진 섬들과 상주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에서 보는 일출이 장관이다. 보리암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 첫 번째 방법은 금산 복곡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오르는 방법이다. 셔틀버스가 서는 제1주차장에서 걸어서 10분 남짓이면 보리암에 당도한다. 두 번째 방법은 금산 입구 주차장에서 보리암까지 걸어 올라가는 방법이다. 약 50분 정도 소요된다.

4면이 한려수도해상공원으로 둘러싸인 남해는 크고 작은 68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 그 가운데 가장 큰 남해도는 제주도, 거제도, 진도, 강화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다섯번째로 큰 섬이다. 초양도와 가천 다랭이마을 외에도 보석처럼 아름다운 볼거리가 많아 보물섬이라 불린다.

독일마을 - 1960년대 외화를 벌기 위해 독일로 떠났던 간호사와 광부들을 위해 만든 마을이다. 늘 고국을 그리워하던 이들이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마련된 이곳은 독일의 한 마을을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하다. 독일마을 위쪽에는 원예 예술촌이 자리 잡고 있다. 원예전문가들이 사는 이 마을은 마을 전체가 정원이다. 배우 맹호림 씨가 산다는 프렌치가든과 핀란디아, 박원숙 씨가 운영한다는 카페가 있어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독일마을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닷가에 마치 비밀의 숲처럼 원시의 느낌을 간직한 숲이 있다. 물건리 방조어부림이다. 작은 숲이라 눈길 한 번으로 다 보았다고 돌아서면 안 된다. 바다를 따라 초승달 모양으로 생긴 이 숲은 길이 1,500m, 너비 30m로 300년 전에 만든 어부림(魚付林)*이다. 이리저리 휜 나무 아래 철 따라 야생화가 핀다. 숲을 거닐다가 해변을 거닐어도 그만이다.

* 어부림 : 물고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목적으로 물가에 나무를 심어 이룬 숲 여행정보팁
  • 남해문화 관광 안내 http://tour.namhae.go.kr
  • 남해문화관광 055-860-8601
  • 창선.삼천포대교 관광안내소 055-867-5238
  • 가천다랭이마을 055-863-3427
  • 보리암 종무소 055-862-6115
  • 독일마을 055-867-7783
  • 원예예술촌 055-867-4702
숙박 - 독일마을 초입에 자리 잡은 독일마을게스트하우스가 편안한 쉼터를 제공한다. 그 외에도 독일인마을에는 펜션으로 운영하는 집들이 제법 많다. 독일인마을에서 보리암까지 20분 거리. 일출을 보기에도 무난한 거리다. 물건리 방조어부림이 내려다보이는 남송마리나피싱리조트는 가족끼리 머물기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