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 바로가기

국민연금 WEBZINE 2013.SUMMER

커버스토리

두려운 노후? 부러운 노후!(글 : 임미영 / NADO 대표) 세월은 비탈길의 공처럼 빠르게 흘러간다. 이 세월의 흐름이 피부로 느껴져서일까. 점차 주변 노인분들을 유심히 보게 된다. 얼마 전 다녀온 지방의 한 노인요양원에서는 두려운 노후의 모습을 보았다. 조용히 각자의 침상에 누워 느리게 가는 요양원의 시간만 헤아리던 노인들의 모습.

우리나라는 2018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가 14%에 달하는 고령사회로 접어들 전망이다. 인구고령화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주요 선진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가 점점 나이 들어가고 있다. 이에 앞으로는 노인요양병원, 전원형 실버랜드, 아파트형 요양원 등 노후 상품이 다양하게 등장하게 될 것이다. 노후를 위하여 어떤 상품을 살 수 있는가 하는 구매력이 곧 노후의 생활 수준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한 동안 중국 상하이에 가족과 함께 거주했던 적이 있다. 상하이는 우리와 비슷한 기대여명을 갖고 있으며 이미 65세 이상의 노인이 20%가 넘는 초고령 도시다. 그러나 그들의 76%는 1000위엔 이상의 연금을 매월 받고 있다※. 오히려 젊은이들의 실업을 염려해주는 노인들의 모습은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인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많이 달랐다

※「중국노령공작위원회판공실조직」에서 중국 20개 성, 자치구, 직할시를 대상으로 조사(2006.06) " 앞으로는 노인요양병원, 전원형 실버랜드, 아파트형 요양원 등 노후 상품이 다양하게 등장하게 될 것이다"

여성, 그리고 국민연금 우리나라의 노인, 특히 여성은 노후 대비 측면에서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다. 남성보다 더 긴 기대여명을 갖는 여성은 홀로 사는 기간이 길다. 혼자 사는 노인에게 노후보장제도가 절실 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얼마 전 필자가 만난 60대 초반의 여성은 살면서 남편 과 자녀 명의의 보험 통장만 만들어두고, 자신의 노후는 대비하 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가 된다고 했다. 이미 60세가 넘었기 때문에 국민연금에도 가입할 수가 없었다. 그 분은 너무 늦은 후회를 하고 계셨다. 얼마 전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탈퇴가 증가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임의가입이란 국민연금의 가입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희망에 의해 가입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를 말한다. 소득이 없는 가정 주부라면 국민연금의 의무가입대상 이 아니므로, 본인이 원한다면 임의가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부의 임의가입은 당장의 가처분소득을 줄이는 지출처 의 증가를 의미한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라면 자신의 노후를 위해 생활비를 쪼개어 가입하는 것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소득재분배 기능이 있으므로 낸 것에 비하여 많은 연금을 받기 때문에 저소득층에게 유리한 제도이다. 또한 노후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예기치 않게 발생할 수 있는 질병과 장애, 사망에 대한 보장 기능이 있다. 바로 장애연금과 유족연금 이라는 부가적인 혜택이다. 그러나 이 또한 가입을 했을 때의 혜택이며 전업주부 등 미가입자의 경우 국민연금 제도의 보호 를 받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소득이 없는 전업주부의 경우에도 임의 가입을 해서 노후를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 자녀를 부양하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군 부모님 세대, 그들의 노후에 대한 지원은 보은이기도 하고 나의 미래에 대한 준비이기도 한 것이다"

부러운 노후 만들기 한 연구에서 행복한 임종을 맞은 이들의 특성을 제시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들에게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첫째는 유쾌하고 적극적인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 둘째는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일이나 봉사를 많이 한 사람, 마지막은 타인의 척도와 기준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움을 추구하며 산 사람이었다고 한다.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노후에 어떻게 웃으며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지나가는 세월을 멈추게 할 수 없으므로 우리 모두는 예외 없이 노인이 될 것이다. 노후에 내 이름으로 받는 연금이야 말로 스스로, 자유롭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제도가 아닐까. 살다보니 부모가 편해야 자녀도 편히 살 수 있음을 절실하게 느낀다. 가정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노인 세대가 편해야 젊은 세대도 편히살 수 있다. 자녀를 부양하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군 부모님 세대. 그들의 노후에 대한 지원은 보은이기도 하고 나의 미래에 대한 준비이기도 한 것이다. 두려운 노후가 아닌, 부러운 노후를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 이제 그런 미래를 만들어가자.

-본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